고작 다시금 어린아이가 되고 다시 시작하려고 그토록 많은 어리석은 짓, 그토록 많은 악덕, 그토록 많은 실수, 그토록 많은 구토와 환멸과 비통함을 겪어야 했다니. 그렇지만 그것은 옳은 일이었다. 내 마음이 그렇다고 말하고, 내 눈이 그렇다고 미소 짓고 있다. 은총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다시 옴을 듣기 위해서는, 다시 제대로 잠을 자고 제대로 깨어나기 위해서는, 절망을 체험해야만 했고, 그 어떤 것보다도 어리석은 자살이라는 생각을 떠올릴 정도까지 나락의 구렁텅이에 떨어져야만 했다. 내 안에 있는 아트만을 다시 발견하기 위해 나는 바보가 되어야만 했다. 다시 살아나기 위해 나는 죄를 저질러야만 했고. 나의 길은 이제 나를 어디로 이끌어갈까? 그 길은 이상하게 나 있고, 꼬불꼬불하며, 어쩌면 순환로처럼 빙빙 돌아가는 길일지도 모른다. 그 길이 어떻게 나 있든 나는 그 길을 가리라.
놀랍게도 그는 가슴에서 기쁨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싯다르타 중에서
어떤 사람에게는 보배이고 지혜인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항상 어리석은 소리로 들린다는 사실에도 나는 흔쾌히 동의한다네.” 고빈다는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싯다르타 중에서
솔직히 말해서 소설 싯다르타의 내용을 정확히 다 이해하지 못했다.
너무 잘 알려진 고전 소설이라서 읽기가 힘들거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문체는 가볍게 읽어지고
내용은 재미있어 속도감 있게 읽었다.
1) 깨달음을 얻기 위해 충분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
싯다르타를 읽기 전에도 나는 늘 이 생각을 해왔다. 컵의 물이 넘치려면 그 안에 물이 가득차야 하듯
깨달음을 얻으려면 일정한 크기만큼의 경험(바보같고, 헤메고, 길을 잃고, 잘못가고, 후회하고, 감정적이고, 유치하고, 인생의 최저점도 찍어보고, 다시 찾아 해메고, 용기있고,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여러번 반복하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첫번째 인용구에서 싯다르타가 기쁨을 느끼는 장면에서 "고작 다시금 어린아이가 되려고~" 부분을 보며
실제로 다시금 어린아이가 되는 것이 "고작"이 아님을
누군가는 쉽다고 생각하는 어린아이가 되는 것이 "절망, 타락, 환멸, 비통함"을 겪어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임을 알게되는 순간
내가 지금까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면서
그것을 너무 쉽게 생각하거나, 과정을 생각하지 않고 계획을 세웠다거나
혹은 성급하고 조급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물이 차면 넘치듯 경험이 충분히 차면 깨달음은 자연스럽게 온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고통과 인내를 수반한다는 것
그것이 지금까지 내가 겪어온 깨달음을 얻는 방법이었다.
2) 선생에 대한 부정
싯다르타는 고타마를 따르면서 수행하는 것을 본능적으로 거부했는데
그 이유가 그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무언가 환상적인 비범함을 얻게되고 그 안에 엄청난 깨달음, 지금까지 나와 전혀 다른 신성한 모습이 될거라는 환상이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모습을 보면서 나도 참 삶에서 길을 잃었을 때 많은 선생을 바랬고
그 선생의 길이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했고, 그 비법을 알면 어제와 오늘이 크게 달라질 줄 알았다.
요즘 유행하는 "월천만원 쉽게 버는 강의"이런 강의들에 매달리면서
진짜로 부자들의 비밀을 아는 것 같았고 이걸 들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부자가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돈을 버는 방법을 아는 것과 부자가 되는 것에는 너무나 큰 간격이 있었고
이 간격은 고통속에서도 참고, 인내하고, 실행하고, 또 나아가고, 일어나는 [실천]이 있어야만 함을 알게되었다.
쉽게 부자가 된다고 가르치지만 빠르게 부자가 된다는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나에게 [부자]에 대한 개인적 정의 없이 막연히 부자가 되고 싶다고 선생들을 찾아 헤매며 환상을 품었던 것
어쩌면 [부자] 자체가 환상이었기에 어떤 것도 나를 [부자]가 되게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3) 헤르만헤세 도대체 뭐하는 사람일까?
이 정도의 깨달음에 대해 소설로 쓰는 헤르만헤세라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졌다.
뒷부분에 해설이 나오는데 헤르만헤세는 싯다르타의 초반 부분을 작성하다가 후반 부분은 꽤 오래 작성하기를 힘들어했다고 한다. 칼 융의 정신분석을 경험하고 다양한 깨달음을 얻고 나서야 뒷 부분을 완성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런 깨달음을 이야기로 풀어갔다는 것부터가 어마어마한 천재 같고, 또 뒷부분을 쓰기 위해 힘들어하고 고뇌했고
다양한 실천을 통해 본인이 얻은 깨달음을 적어낸 것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4) 일체감
결국 싯다르타가 마지막에 깨달은 것은 '일체감,동일감'인데 솔직히 눈으로 읽는 글, 머리로 아는 지식으로 대충 어떤 걸 말하는 지 감만 잡힐 뿐 경험적으로 와닿는게 없다. 즉, 뭔소리인지 전혀 모르겠다.
일체감, 어린아이 처럼 세상을 본다는 등 이런 불교적 관점에 대해 그동한 많이 궁금했기에 이 책을 통해 뭔가 더 알아갈 줄 알았는데 전혀 모르겠다. 내가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한가?
5) 꼰대
누군가의 깨달음은 말로 전할 때 조금 더 어리숙해진다는 표현이 있다. 또한 인용구처럼 누군가에게 보배이고 지혜인 것이 듣는 사람에게는 항상 어리석은 소리로 들린다는 말을 보면서
내가 어른들의 말을 듣기 싫은 잔소리의 반복이라고 듣고 더 나아가 그 사람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고 잘난척하는 너가 사실 더 모르는거 아니야? 으스대고 싶었던 마음. 꼰대라는 말이 유행을 하고 나이 있는 사람은 더 이상 발언권이 없어지는 사회. 이건 깨달음이 말이라는 포장지에 쌓여 어리숙하게 세상에 나오는 까닭인가
그래도 지금까지 꼰대에게 인간 대 인간으로 가졌던 경멸과 불편함이
이 구절을 통해 꼭 내가 이해한 것이 전부는 아니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듣기 싫었던 잔소리가 어쩌면 누군가의 보배이자 지혜인 것이었을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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